꽃보다 늑대
늑대요? 늑대가 얼마나 순정적인 줄 알아요? 늑대는 일생에 단 한 마리의 암컷만 상대합니다. 그러니 그렇게 마구 달려들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제 난 재경 씨만 바라보며 살 거니까 늑대 한 마리 잘 키워보십시오. 혹시 압니까? 애완용 늑대가 되어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면서 말도 잘 들을지.
“급하게 쓸 데가 있는데 이자 쳐서 갚아줄 테니까 돈 있으면 좀 빌려주라.”
“오빠!”
“응? 진짜 되게 급해.”
“아니…….”
그제야 문자 확인을 하고 바로 나가지 못한 후회가 여자에게 밀려들었다.
“한 삼천만 원. 더 있으면 좋고. 없으면 있는 대로.”
“남자가 여자한테 무슨 돈을 빌려달라고 하냐? 그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아, 정말 깬다, 깨!”
“급해서. 얼마 가능해? 저기… 다시 사줄 테니까 내가 사준 저 가방 팔자. 일단 저거 팔면 얼마 가능할까?”
“왜 이래, 오빠! 그렇게 급하면 오빠 차를 팔면 될 거 아니야? 줬다 뺏어가는 게 어디 있어? 저 백은 절대 안 돼!”
“그 차, 내 차 아니야. 회사 차야. 못 팔아. 그냥 저 가방 팔자. 내가 또 사준다니까.”
“오빠 이것밖에 안 되는 남자였어? 흥! 정말 실망이야!”
돈 얘기만 꺼내는 준원을 무섭게 째려보던 여자는 명품 백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결국 백을 집어 들고 룸을 나가 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확인한 준원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준원은 휴대폰을 집어 들고 문자를 찍어 보냈다.
-GAME 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