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뒤에서
중3부터 고3까지, 네 해 동안 사춘기를 아주 깊게 지나왔다.
문은 자주 닫혔고, 말은 줄었으며, 집 안의 공기는 날마다 달라졌다.
이 시화집은 그 시간 속에서 아빠와 엄마가 삼킨 말들, 돌아서서 흘린 마음들, 그리고 끝내 놓지 않았던 믿음을 담은 기록이다.
아이를 이해하려 애쓰는 동안, 부모는 자신이 얼마나 서툰 존재인지 마주하게 된다.
다그치고 후회하고, 기다리다 흔들리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불을 켜두는 사람.
이 책은 ‘잘 키우는 법’이 아니라, 함께 버티는 법에 대한 시의 형태의 고백이다.
이미 한 아이의 사춘기를 지나왔지만, 둘째 아들의 사춘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래서 이 시들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에 가깝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책 속 어딘가에서 자신의 하루를,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시화집은 아이를 보내는 연습이자, 부모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