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희곡이다. 술탄의 사랑은 무슬림과 기독교, 화해할 수 없을 것 같던 두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기적을 가능케 한다. 레판토해전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고초를 겪은 세르반테스의 실제 경험이 창작의 바탕을 이루었다.
술탄 왕비, 도냐 카탈리나 데 오비에도
술탄은 카탈리나의 미모와 성품에 반해 그녀를 왕비로 맞고자 한다. 어린 시절 포로로 잡혀 술탄의 하렘에 들어오기까지 숱한 강제와 회유에도 자신의 종교를 굳건히 지켜온 카탈리나, 술탄의 청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술탄은 그녀가 신념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한다. 기독교식 이름도, 복장도 모두 허용한다. 그녀가 원한다면 기독교인 포로도 놓아주겠다고 한다. 술탄의 관대함을 백성들은 기적이라 부른다. 평화가 찾아오자 신실한 기독교 신자 도냐 카탈리나 데 오비에도는 무슬림의 나라에서 위대한 술탄 왕비라 칭송받는다.
클라라와 셀린다, 위기의 연인
해적의 습격으로 클라라가 잡혀가자 연인 람베르토가 그녀를 뒤쫓는다. 클라라가 금남 구역인 술탄의 하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람베르토는 여장을 한 채 ‘셀린다’라는 이름으로 하렘으로 숨어든다. 남몰래 사랑을 이어 가던 연인에게 위기가 닥친다. 술탄이 셀린다를 후궁으로 낙점한 것. 클라라는 술탄 왕비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돈키호테』로 근대문학의 장을 연 세르반테스의 희곡을 초역으로 소개한다. 작가 자신의 포로 경험이 녹아 있는 극작품 가운데 가장 수준 높은 희곡이라 평가받는다.
저자소개
스페인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극작가이자 시인이라 불린다. 1547년 스페인의 가난한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을 거의 받은 적이 없으나, 천부적인 재능으로 세계가 기억하는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다. 1568년 마드리드에서 로페스 데 오요스의 사숙(私塾)에서 잠시 공부한 것 외에는 학교교육을 거의 받은 적이 없다.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아크콰비바 추기경을 섬기고, 이어서 이탈리아 주재 에스파냐 군대에 입대하여 1571년 역사상 유명한 레판토 해전에 참가, 가슴에 두 군데, 왼손엔 평생 사용 불능의 상처를 입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한 후 이탈리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르네상스 말기의 문화에 심취했으며, 1575년 에스파냐 해군 총사령관이며 왕제(王弟)인 돈 후안의 표창장을 받고 에스파냐로 귀국하던 도중, 당시 지중해에 횡행하던 해적들에게 습격을 당해 1580년까지 5년간 알제리에서 노예생활을 하였다.
1584년 18년 연하인 카타리나라는 부유한 농가의 딸과 결혼하였고, 1585년 처녀작 『라 갈라테아』를 출판하였다. 이후 1587년까지 20∼30편의 희곡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1605년 출간한 『돈키호테』 1편으로 세계적인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다.
불후의 명작 『돈키호테』는 이상주의적 인물 돈키호테와 현실주의적 인물 산초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을 냉철하고 심도 있게 묘사하고 있다. 『돈 키호테』의 정식명칭은 『재치 발랄한 향사(鄕士) 돈 키호테 데 라 만차 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로, 작가 자신이 “유행하고 있는 기사(騎士)이야기의 인기를 타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당시 에스파냐에서 유행한 기사 이야기의 패러디에서 출발되었다.
이 작품의 중심은 돈 키호테와 산초 판자의 두 성격의 창조로, 기사의 고매한 이상은 산초 판자의 실제적이고 비속한 물질주의와는 대조적이다. 21세기 먼 타국에서조차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돈키호테는 독자들 나름대로의 잣대로 인해 현실감각 없는 인물로 인용되기도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주위의 시선과 반복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뜻을 굽히지 않고 다가서는 인물로 재탄생되고 있다.
세르반테스는 그 시대까지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소설의 다양한 형식을 집결하여 문체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개방식에서도 참신함이 돋보이는 훌륭한 걸작을 만들어냄으로써 유럽 현대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 이후 『돈키호테』 2편, 『모범소설집』(1613), 『파르나소에의 여행』(1614), 『여덟 편의 희극과 여덟 편의 막간극』(1615)을 출간하였다. 만년에는 종교적인 결사에 가담하고, 1611년 프란시스코 데 실바가 창립한 아카데미아 셀바헤라는 작가 단체에 가입하였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날인 1616년 4월 23일, 마드리드에서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