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아프리카 평전
아프리카는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대륙이자 아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며, 인간을 포함해 무수한 동식물 종이 진화한 생명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현재 54개국이 있으며 지구상에 사용되는 언어의 3분의 1인 약 2,03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평균 신장이 가장 큰 마사이족과 가장 작은 피그미족이 공존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프리카는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게다가 36억 년 전부터 변함없이 존재해온 바위 덩어리들로 가득한 이곳은 지질학적으로도 안정적이다. 따라서 지질, 식생, 환경, 지리, 인간 모두 어느 대륙보다 훨씬 오래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곧 인간과 생물과 지리 모두를 포괄하는 ‘시원(始原)의 역사’를 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역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다루어져왔다. 하나는 아프리카를 다른 대륙(유럽)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는 ‘바깥에서 본 아프리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인의 눈으로 본 아프리카의 역사’로, 아프리카 출신 학자들이 바라보는 역사라는 점에서 주체적이지만 근대 시기 서구에 의한 침탈의 역사가 강조되는 것처럼 이데올로기적 측면이 강하다. 이 책은 이 두 시선과 무관하다. 영국 태생이면서도 아프리카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존 리더는 유럽 중심주의적 시각에서도 아프리카 민족주의로부터도 자유로운 시선으로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그에게 아프리카는 하나의 인격체다.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인격체로 간주하고 평전을 쓰듯 써내려간 이 책은 그리하여 대륙의 탄생 과정과 지리와 기후와 같은 외양을 묘사하고 그 내력을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자연사적 역사를 풀기 위해 저자는 지질학, 지리학, 기후학, 고고학, 고생물학, 미생물학, 언어학, 인류학, 농업경제학, 심지어 기생충학까지 섭렵하고 이를 토대로 장대한 대륙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학제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거대한 대륙의 역사를 엮어낸 솜씨는 지금까지 그 어떤 아프리카 역사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