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찰스 디킨스가 선사하는 해학과 유머 가득한 세상 속 한 소년의 좌충우돌 성장기
19세기 이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위대한 유산』은 1861년에 출간된 이후로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다. 디킨스는 자신이 편집장을 맡은 주간 잡지 『연중 일지All the Year Round』에 『위대한 유산』을 약 1년에 걸쳐 연재했다. 당시 잡지 판매율이 갑자기 치솟을 정도로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 또한 그를 흠모할 정도로, 『위대한 유산』은 당대의 걸작이라 평가받으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위대한 유산』은 어린 소년 핍이 이름 모를 사람에게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성인이 된 주인공 핍의 1인칭 시점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서술 형태는 한 소년의 성장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성장 소설〉 성격을 띠고 있다. 어린 핍이 여러 주변 인물과 극적인 배경의 전환을 통해 가치관의 변화를 겪으며 진정한 〈위대한 유산〉의 의미를 깨우치는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작품 속에는 당시 영국의 상반된 시대상과 인물상이 존재한다. 허영과 사치에 찌든 도시와 가난하지만 푸근한 시골, 허황된 명예를 좇는 인물과 진실한 명예를 신조로 삼고 살아가는 인물, 모든 것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사랑과 모든 것의 의미가 되는 사랑 등…… 극명한 대비가 자아내는 다양한 면면을 통해 독자들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견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는 디킨스는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있는 사람들, 빈민이나 여왕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호소력을 가져, 생전에도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하인출신인 조부, 그리고 해군 경리국에 근무하는 하급관리의 장남으로, 남부영국의 군항 포츠머스 교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은 호인이었으나 금전관념이 희박하여 남의 빚을 갚지 못해 투옥된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디킨스는 소년시절부터 빈곤의 고통을 겪었으며 학교에도 거의 다니지 못하고 12세부터 공장에 나갔다. 어린 시절 한때 살았던 채텀은 '잉글랜드의 정원'이라 불리는 아늑한 도시로, 그의 어린 심성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훗날 채텀 시대를 거의 유일한 행복했던 시절로 회고할 정도였다.
자본주의의 발흥기였던 19세기 전반의 영국 대도시에서는, 번영의 뒤안길의 심각한 빈곤과, 어린이와 부녀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사회전반을 어둡게 했다. 이러한 사회의 모순과 부정을 직접 체험한 디킨스는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15세경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부터 문학에 눈을 떴는데, 여기에 기자 생활로 인한 많은 여행은 풍부한 관찰력과 식견을 더해주었다.
1833년 어느 잡지에 단편을 투고하여 채택된 데 힘입어 계속 단편, 소품 등을 여러 잡지류에 발표하고, 1836년 이들을 모은 『보즈의 스케치』이 출판되어 24세의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다음해 완결한 장편소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은 4명(도중부터 5명)의 인물이 여행하는 도중, 곳곳에서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는 단순한 줄거리였으나, 그의 뛰어난 유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로서의 위치가 확립되었다.
그 뒤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여 『니콜라스 니클비』 『골동품 상점』 『크리스마스 캐럴』 등 중/장편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명성을 떨쳤다. 이렇듯 명성이 높아진 것은 몸소 체험으로 알게 된 사회 밑바닥 생활상과 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지적하면서도 유머를 섞어 비판한 점에 있었는데, 그의 소설에 영향을 받아 아동 학대와 재판의 비능률이 개선되기도 했다.
1850년에 완결한 자전적인 작품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쓸 무렵부터 작품의 성격이 조금씩 변하여 그의 후기 특성이 두드러진다. 다음 작품 『황폐한 집』이 그 좋은 예로 이전의 작품처럼 주인공 한 사람의 성장과 체험을 중심으로 사회 각층을 폭 넓게 바라보는 이른바 파노라마적 사회소설로 다가갔다. 작품 속에서 그는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는,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체제의 벽을 쓴웃음과 좌절감을 통해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다소 자서전적인 『위대한 유산』 등의 작품 이외에도, 대단히 많은 단편과 수필을 썼으며,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에의 참여, 소인연극의 상연, 자작의 공개낭독회, 각 지방의 여행 등, 참으로 쉴사이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1870년 6월 9일 유명을 달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