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회의 도덕과 관습, 개인의 자유와 본능이 대립하는 순간.
다른 길을 꿈꾸는 이들에게 드리운 비극의 그림자.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비극 3부작, 마지막 작품. '스페인 시골 마을에 사는 여인들의 드라마'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스페인 남부 시골 마을에서 사랑을 놓고 격렬하고 노골적으로 대결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질식할 것 같은 감금 상태에서 살아가던 이들이 본능에 눈 뜨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며, 외부의 힘이 인간의 본성을 억압할 때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로르카는 베르나르다 알바라는 인물이 철저하게 지배하고 있는 집을 배경으로, 밀폐된 공간에 거주하고 있는 인물들의 내적 세계와 분위기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그는 극단적으로 설정된 이야기 속에 '인간 본능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아낸다. 작품은 베르나르 알바로 대표되는 거대하고 관습적인 권력과 그에 지배당하기를 거부하는 인간의 모습이 대립하는 과정을 통해 머리와 마음의 싸움, 사회와 개인의 충돌을 이야기하고, 결국 벼랑 끝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다.
저자소개
유럽 여러 나라의 연극의 영향 밑에 놓여 있었던 스페인 연극을 혁신시켰고, 외국의 극단에도 영향을 끼친 대작가 로르카는 가장 애도해야 할 스페인 내전 중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이다.
1898년 6월 6일 스페인 남부의 푸엔테바케로스에서 태어났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자연과 그 신비함은 어린 로르까에게는 지속적인 매혹이었으며, 그는 오랜 시간동안 그것의 다양함과 신기함을 관찰하곤 하였다. 그는 후에 그의 위트와 음악적 능력으로 유명했는데 이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그의 첫 피아노 교사가 되었을 정도로 자상하고 재능있어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하녀로 있었던 돌로레스에게서 농부와 집시의 민요 및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스페인 로망스를 듣고 자랐으며, 또한 그녀와 함께 나무와 합판으로 된 인형을 가지고 어린이들과 하녀로 구성된 관객을 매혹시키는 방법을 습득하며 연극적 재능을 익혀 나갔다.
그라나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다가 그만둔 뒤, 1919년부터 스페인 인문주의의 보고라 표현될 정도로 유수한 예술가와 학자를 배출한 마드리드 대학의 학생 기숙사 ‘레시덴시아 데 에스투디안테스’에 기거한다. 이곳에서 화가 살바도르 달리,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 시인 후안 라몬 히메네스 등의 문우들과 모임을 함께하며 본격적으로 문학의 기반을 닦는다.
처녀작 《나비의 장난》의 상연(1920)은 실패하였으나, 이듬해의 첫시집 《시의 책》을 발표하여 시인으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또한 첫 산문집 『인상과 풍경』을 출간하면서 데뷔한 후부터 문학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 연극을 망라하는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스페인의 시적 전통에 음악성과 리듬감, 독특한 비유, 신비적 감각 등을 재생시키는 천재성을 발휘하였으며, 극단 라 바카라를 창단해 스페인 전통극을 상연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피의 결혼식』의 대성공으로 이어졌고 『예르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 이르는 비극 삼부작으로 종결된다.
이밖에도 시집 『칸테 혼도 시집』, 『집시 민요집』 『익나시오 산체스 메히아스를 위한 애도』, 희곡 『대단한 구두장이 여인』, 『독신녀 로시타』 등을 출간했다. 스페인 내전 중인 1936년 8월, 고향 그라나다에서 프랑코 정권의 극우 민족주의자에 의해 사살되어 38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그가 왜 사형당해야만 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에 휩싸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