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같은 날 입사했다 2
읽다 보면 "내 얘기 아냐?" 싶을 정도로 현실적인데, 그게 또 너무 웃프고…
회사에서 지친 하루 끝, ‘만년과장’과 함께라면 위로도, 공감도, 빵터짐도 보장!
"괜찮아. 이제는 익숙하잖아."
하지만 누구보다 그 말이 거짓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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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팀원들에게 본보기가 좀 되십시오! 왜 20년 넘게 계셨는데 아직도 과장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구요!"
후배였던 상사의 말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가슴을 찔러왔다.
한 회사에 25년간 몸담았음에도 여전히 "과장"이라는 직급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인공 박종원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직장인의 애환과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진급 실패, 상사와의 갈등, 반복되는 회식과 업무 속에서 흔들리는 자존심과 희망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오랜 직장 생활 속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한계와 새로운 선택의 기로를 보여준다.
현대인의 직장 생활을 담담히 그러나 날카롭게 드러내는 리얼리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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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가 멎었고, 문이 열렸다.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그녀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에는 수건을 감았고, 편한 옷차림으로 방을 가로질렀다.
그녀는 나를 힐끗 바라보며 무심히 말했다.
“뭐해? 너도 씻어.”
“어... 알았어.”
그 한마디에 멍하니 대답하고, 나는 천천히 화장실로 향했다.
문손잡이를 잡는 손끝에 이상하게 열이 올랐다.
샤워기의 따뜻한 물이 몸을 감싸자,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왜 이렇게 이 밤이 낯설고, 묘하게 들떠 있는 걸까.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땐, 화영이는 이미 침대에 누워 있었다.
숨소리는 일정했고,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잠든 그녀의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가까워 보였다.
그런데, 그 고요한 방 안에서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나 건드리면 안 돼. 알았지?”
잠꼬대처럼 흘러나온 그 말은 작지만 선명하게 내 마음에 꽂혔다.
마치 무의식 속에서도 경계심을 놓지 못한 아이처럼, 애처롭고도 귀여웠다.
나는 슬며시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알았어... 진짜 아무 짓도 안 한다니까...”
그녀는 다시 조용히 숨을 쉬었고, 나는 침대에서 멀찍이 떨어진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등받이는 불편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의 숨소리가 서로 교차하며, 고요한 밤의 공기를 천천히 채워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