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너머의 삶
소방관이 된 지 어느덧 30년이 흘렀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연기를 마시며 뛰어들던 순간, 심장이 멎은 사람의 가슴 위에 손을 얹던 순간,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의 눈빛과 손을 끝까지 붙잡던 순간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낸 기쁨도 있었지만, 지키지 못한 아픔도 함께 쌓여 왔습니다. 그 무게를 견디며 버텨온 세월은 단순히 직업의 시간이 아니라, 제 삶 전체의 여정이었습니다.
이 책의 용도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소방관으로서, 그리고 평생 학습자로서 제가 살아온 경험을 독자와 나누고자 쓰였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얻은 교훈, 책상 앞에서 배운 공부법, 그리고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길어 올린 회복의 지혜를 담았습니다.
이 책은 거창한 성공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처럼 흔들리고 지치고 넘어져 본 사람들이, 다시 일어날 힘을 찾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