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거센 화염 속에서 가족을 잃은 그날 이후, 이준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15년 뒤, 초등교사가 되어 시골의 ‘한사람 마을’로 발령받은 그는 마을 사람들이 새빨간 무언가를 들고 다 같이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을 본다. 기이한 광경에 호기심을 품은 그의 눈에 마을의 기묘한 점이 점점 눈에 띈다.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된 마을, 신의 존재를 맹신하는 사람들,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 이장 겸 목사. 예배에 참석한 첫날, 추첨에서 선택받아 ‘영광의 방’에 들어간 후 굽은 허리를 곧게 편 할머니를 보고 이준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신의 이적’을 목도한 그는 직접 제물을 준비하는 등 영접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신을 흡족게 한다는 비밀의 제물은 무엇이며, 이준은 제물을 바치고 신을 만날 수 있을까.2023년 기기괴괴한 이야기 공모전에서 사람의 몸에서 머리가 자라나는 괴이 단편소설 〈가지치기〉로 수상한 신도윤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출간한다. 화재로 온 가족을 잃고 죄책감에 시달려 온 한 남자가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존재를 만나면, 무엇을 바라게 될까. 수상쩍은 비밀을 품은 작은 마을, 기이한 모습으로 등장한 신, 이상하게 비틀린 주민들을 실감 나게 그려낸 오컬트 호러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참신함으로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독자들이 손을 뗄 수 없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