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모델 : 고스트 연대기 | 바톤핑크 환상문학 서클 047
"와핑 로맨스"라는 부제가 달린 단편. 런던에서 촉망받는 젊은 인상파 화가인 알가 그레이. 그는 전시회를 앞두고 회심의 걸작을 선보이려고 벼르지만 모델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가 원하는 모델이 단테의 베아트리체에 비견되는, 너무도 이상적인 여인이기 때문.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동료의 조언에 따라 그가 찾아간 곳은 이스트앤드의 빈민가. 드디어 그는 그곳의 싸구려 술집을 전전하는 한 여자를 보고 단번에 매혹된다. 베아트리체의 환생처럼 순결함을 집약해 놓은 듯한 이 여자, 그런데 생긴 건 천상계인데 인성과 하는 짓은 개차반이다. 알코올중독에 돈만 밝히고 인성은 안하무인 쓰레기. 쌍욕을 섞지 않으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데다 돈은 다 받아 챙기면서도 모델 일은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다. 이 여자가 이렇게 막가파식 자기파괴적인 삶을 사는 데는 이유가 있긴 하다. 어쨌든 달래도 보고 항의도 해보고, 엘리트 화가 그레이는 이 모델에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오로지 걸작의 탄생을 위해 꾹 참아내면서 그림을 완성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