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 맨 : 좀비 연대기 고전편 | 아라한 호러 서클 155
보기에 따라서는 독특한 좀비 단편. 영어권 호러 단편에 자주 실리지만 호러의 요소는 거의 없다. 오히려 살아있는 시체가 이렇게나 얌전해도 되나 싶을 정도.
배경은 런던의 한 식당.모모는 이 작지만 꽤 쏠쏠한 식당을 운명하면서 번듯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런데 모모의 고팍이라는 친구가 이 식당을 불쑥 찾아오면서 사달이 난다. 고팍은 모모가 15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해한 뒤 직접 파묻은 옛 친구다. 시체가 살아나서 나타난 셈. 모모는 이 어두운 범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용케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살아왔으니 충격은 물론 죄책감이 클 수밖에 없다. 고팍은 식당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아무 것도 안하고 앉아만 있다. 24시간 그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 고팍 때문에 혼란과 소동이 잇따른다. 모모 말고는 고팍이 시체라는 걸 모르지만 그 존재에서 풍기는 괴이함 때문이다. 이렇게 몇 날 며칠이 지나가는데, 사실 고팍도 모모도 그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고는 있다. 무섭기는커녕 너무도 무해한 좀비가 던져주는 삶의 아릿함과 쓸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