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9월 : 윌리엄 포크너 고딕 소설 단편선 | 아라한 호러 서클 127
「가문 9월」도 앞서 소개한 「에밀리를 위한 장미」, 「사냥개」처럼 포크너의 가상공간 요크나파토파 카운티를 배경으로 한다.
마을에 떠도는 음침한 소문도 그것에 대응하는 군중의 방식도 포크너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낯설지 않다. 다만 이 단편 「가문 9월」에서는 소문도 군중의식에 깔려 있는 인종차별도 좀 더 노골적이고 섬뜩하다. 62일째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심각한 더위와 가뭄의 한복판, 백인 여자가 흑인 남자한테 겁탈을 당했다는 소문이 나돈다.
먼저 진상을 알아본 뒤 법대로 처리하자는 목소리는 무시되고, 처단과 보복이라는 구실로 흑인에 대한 집단 린치가 예고된다. 피해 여성이라는 “미스 미니”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합리적 의심은 간과되는 반면, 백인 대다수는 가해자가 흑인이기 때문에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보복이든 마땅하다고 여긴다. 지독한 가뭄이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 그 이상의 광기……